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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애의 일기

화창한 봄날, 뉴욕으로 2탄 (feat.에싸베이글, 센트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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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공공도서관을 구경하고 빠져나와 센트럴파크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도 되지만 걸을만한 거리기도 하고 날씨가 좋아서 걷는 것도 좋았다. 센트럴파크로 향하는 길에는 또 구경할 곳들이 있다. 세인트패트릭스 성당과 락펠러 센터도 있고, 명품 거리인 5번가 거리를 지날수도 있다. 나는 5번가 거리를 따라올라가 세인트 패트릭스 성당에 들렸다. 


지난 12월달에 처음으로 와봤는데, 웅장함에 놀랬는데 다시 봐도 참 멋지게 잘 지어진 것 같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오늘도 구경 온 사람들이 꽤 많다. 센트럴파크를 들어가기 전인데도 5번가 거리에는 사람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세인트 패트릭스 성당에 잠깐 들려 기도를 했다. 나는 신자는 아니지만, 기도는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이니. 성당 중앙으로 쭉 들어가서 앞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경건하게 고개 숙이고 기도를 했다. 그리고 나오면서 보이는 커다란 파이프 오르간. 진짜 크고 멋지다! 


자. 그럼 이제 슬슬 배도 고픈데, 에싸 베이글이나 가볼까 해서 에싸베이글로 발걸음을 옮겼다. 에싸베이글은 한국인들에게 아주 유명한 베이글 가게이다. 베이글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워낙 유명한 곳이니깐 나도 이곳을 떠나기 전에 한번 먹어는 봐야겠다 싶은 생각에 베이글 가게로 향했다. 크림 종류도 워낙 다양하고, 베이글 종류도 다양해서. 뭘 골라야 할지 몰라서 무난하게 플레인 베이글 고르려고 했는데, 다 떨어지고 없다네. ㅠㅠ 

그래서 세사미 베이글(sesame bagel과 시나몬 건포도 베이글(cinnamon raisin bagel)을 선택하고 세사미에는 플레인 크림치즈를, 시나몬 건포도에는 오레오 크림치즈를 시켰다. 두개를 주문하고 가지고 나와 센트럴 파크 가서 먹을 생각을 했다. 그런데 주문 하기 전, 주문 받는 아저씨가


 "어디서 왔니?" 

"한국이요" 했더니. 

"사진 찍을래?"

"네!"










그 짧은 순간에 아저씨는 코믹스런 안경과 머리띠를 끼고 나타나서는 포즈를 취해주셨다. ㅎㅎ 웃기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이게 여행의 재미겠지~^^'


그렇게 주문한 베이글 두개를 계산하고 나와서 가까운 스타벅스로 가서 내가 좋아하는 바닐라 라떼를 사서 센트럴 파크로 향했다. 먹을 것을 잔뜩 가방에 넣고 출발하니 먼가 마음이 두둑해진 기분이 들면서 발걸음이 좀더 신난 느낌이였다. ㅋㅋ 

그런데 참새가 방앗간 앞을 그냥 못 지나가듯, 센트럴 파크 가는 길에 초콜릿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도 꽤 많았고 내 시선을 잡아 당겼다. 살짝 지나친 발걸음을 다시 잡아 끌고 가게로 들어갔다. 초콜릿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처음 보니 브랜드였는데. 흠.. 꽤나 맛있나 보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걸 보니. 





내가 이제껏 먹은 초콜릿 중에 가장 맛있었던 건.. 독일에서 먹었던 밀카(milka)였는데, 밀카도 맛이 여러 종류였는데 다 맛있었던 것 같았다. 독일 여행중에 밀카는 항상 챙겨 넣고 다니고 다 먹으면 다시 채워넣었던 초콜릿이였는데. 그정도로 진짜 부드럽고 맛있었다. 


그런데 린트 초콜릿이라고 하는 이 초콜릿은 잘 모르겠는데, 일단 오늘 하나 사 먹어 보자 싶어 나도 헤이즐넛 맛으로 겟! 이 초콜릿까지 가방에 넣고 다시 원래의 목표지점으로 걸어갔다. 


역시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다. 조깅하는 사람도 많고 구경 온 관광객도 많고, 공원 안으로 쭉 들어가니

어머! 세상이나! 발리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혼성조로 하기도 하고 남성들만 팀을 짜서 하기도 한다. 남자들끼리 하는 쪽을 구경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넋 놓고 보고 있었네. 몸 좋은 남정네들이 웃통 벗고 땀내 물씬 나게 공을 튀기는 모습에 몰카를 찍어본다. ㅋㅋㅋ이건 개인소장.





이제 고개를 돌리고 다시 가던 방향으로 더 가보자. 어디선가 노래 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곳을 따라 가보자. 

어머! 여긴 롤러? 



어린 친구들이 아닌 나이가 좀 되어 보이시는 어르신들이 롤러를 탄다. 그리 기술이 뛰어나 보이지는 않지만, 노래 흥겨움은 어느 젊은 사람 못지 않게 신이 나 보이신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나이가 들어도 저렇게 즐겁게 살고 싶다.' 


나이가 들면, 체면도 있고, 사회적 지위도 있고, 나이값 못한다는 소리 들을까봐 하는 염려 때문에 나이가 들면 저런 흥이 어디론가 사라지기 쉬운 것 같다. 남에게 해되지 않고 내가 즐거우면 그만인 것을. 저렇게 즐기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흐뭇한 얼굴로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았다. 


흥을 잠시 뒤로 하고, 잔디밭으로 발걸음을 옮겨 가방안에 숨겨둔 베이글을 먹어보기로 했다. 어제 비가 내린 탓에 잔디밭이 약간 꿉꿉했지만, '괜찮아. 이 정도쯤이야'하고 이 동네에 한 10년은 산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앉았다. 그리고 베이글을 꺼내 인증샷도 찍고. 하나를 꺼내 먹으면서 '흠.. 진짜 진짜 맛있다고 했는데... 그정도는 아닌데..' 하는 생각. ㅎㅎ 









그래도 한번은 먹어 볼 만은 했다. 두번은 안 먹어야지. ㅋㅋ 가만히 앉아 따뜻한 햇살도 쬐고 마음도 평화롭고 삼삼오오 친구들, 가족들끼리 놀러나온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얼른 돌아가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돌아가면 아빠랑 등산을 꼭 가야지.' 하고 맘 먹었다. 어릴때는 아빠랑 한번씩 산을 올랐던 기억이 나는데. 어느샌가 아빠랑 산에 간 기억이 없다. 자식들이 나이가 들면 밖으로만 돌다보니 부모님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적어지는게 어쩌면 당연할 수 있지만, 살아계실 때 참 잘해야지 하는 생각도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것 같다. 떨어져 있으니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되기도 하고. 얼른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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