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잠깐 학교에 들렀다.
어제 가려고 했지만, 갑작스런 폭설에 가지 못하고 오늘 가게 되었다. 잠깐 실험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마땅히 할게 없어서 금방 나와서 동네 스타벅스로 왔다.
넓은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잔 마시며 오늘 오후가 살짝 지루해지고 있을 때쯤..
내 옆에, 그리고 맞은편에 앉은 외국인 친구 2명. 음대인가 보다. 한명은 악기를 한명은 악보를 들고 나타났다.
한명은 악보를 보기도 하고 작곡을 하는 친구인지 허밍으로 음을 집어 본다. 그리고 다른 한명은, 첼로 연주가인 듯. 악기는 옆에 내려 놓고 노트북을 열심히 본다.
그러던 중, 노트북을 보고 있던 친구가 갑자기, 오늘 무슨 발표날이라고 하며 빠른 손놀림으로 키보드를 두드린다.
1분쯤 지났나.. 갑자기.. 그 여자아이는 감격스러운 표정과 말, 너무 기뻐하며 친구에게 소식을 전한다.
언제 오디션을 봤는건지, 거기에 합격한 모양이다.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옆에 앉은 아주머니도 축하해 준다.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맞은편에 악보를 보고 있던 친구도 엄청 기뻐하고 축하해준다. 합격한 이 친구는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쁜가보다. 그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게 눈이 훤히 보인다. 너무 행복하고, 감격스럽다는 모습이. 선명하다.
엄마에게도 전화를 해서 기쁜 소식을 전달한다. 이 친구들이 떠날때까지 이 아이는 감격의 흥분을 감출 수 없어했고, 함께 온 친구도 계속 기뻐해주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언제 저렇게 기뻐해 봤지?'
분명, 나도 저럴때가 있었을텐데... 그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사실 이 친구가 이렇게 기뻐하는 건.. 그만큼 많이 바래왔던 일이 였겠지.
'나도 저토록 뭔가 하고 싶고, 바라던 일이 있었는데... 나도 저렇게 순수하게 기뻐하고 감격했던 적이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이 깊게 스며 들었다.
그 친구의 나이가, 외모가, 하는 일이, 부럽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바라는 일이 있다는 게, 맘속에 품고 있던 일이 있다는 게 그게 부러웠다.
나도 그런 에너지를 내고 싶다. 그런 에너지를 닮고 싶다.
내게도 다시 생기가 날 수 있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같은 장소, 다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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