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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애의 일기

퇴사하기 보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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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딱 한 달 남았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 

그래서인지 요새는 기분이 살짝 살짝 들뜬다. 곧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ㅎ


여기서 일하는 날은 이제 거의 보름, 15일정도 남았다. 사실은 15일 후면 자유의 몸이라는 사실에 너무 기분이 좋다. 이미 사직서는 내놓은 상태이고, 퇴직금만 받으면 이제 이 더이상 인연은 없으리라 본다. 한 직장에서 일한 건 아니지만, 석사생활 더하기 연구원으로 생활한지가 거의 9년, 10년이 다되어가는 듯 하다. 그 사이에 박사로 진학할까에 대한 고민을 수도 없이하고, 기쁜 일 슬픈 일 겪으면서 지내왔지만 그렇게 보낸 시간을 이제는 끝맺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달까지로 내 인생에서 파이펫(실험할 때 쓰는 기구)을 잡는 날을 마감하려 한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동안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야근수당이라고는 1도 없고 주말은 고사하고 빨간날도 나와서 일해도 월급은 삼성, 엘지 등 대기업 다니는 신입사원 보다도 못한 월급을 받고 살았다. 그래도 그 시간이 다 나쁘고 싫었던 건 아니다. 이 일을 하면서 보람 있을 때도 있었고, 내 직업에 대한 뿌듯함을 느끼고 내 직업을 사랑하던 때도 있었다. 보내온 시간동안 여러가지 상황을 겪기도 하고,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람도 만나게 되면서 그만해야겠다고 생각을 해왔던 것 같다. 그 중에 이 일을 접어야 겠다고 생각한 가장 큰 이유가.. 한국에서 진정한 과학이란 있는 걸까.. 과학자라고 말하면서 진정으로 과학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겨서였다. 이제까지 내가 겪었던 교수들 중에 진정으로 과학을 생각하고 (자기주머니를 생각하지 않고) 진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은 정말 불행하게도 보지 못했다. 당연히 내가 겪었던 사람은 그중에 아주 소수일 수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과학다운 과학을 하시는 분이 계실거라는 희망을 놓치는 않고 있다. 하지만 나와의 인연은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ㅎ



이제 보름만 일하고, 6월1일부터는 LA와 라스베가스를 열흘정도 여행하고 돌아와서 한국으로 컴백할 것이다. 그 사이에 가까이에 있는 뉴욕과 필라델피아는 한번 다녀와야지. 곧 짐도 슬슬 싸야하고 이곳도 정리에 들어가야지. 


며칠 안남았기 때문에 기분 좋게 일하러 가고 싶지만, 일하러 갈 때만큼은 영~ 힘이 안난다. 그래도 남은 일은 정리해주고 나와야지.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니깐! 마지막까지 힘내서! 뽜이팅!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연어사시미로 즐거운 저녁만찬을 즐기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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