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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애의 일기

우버택시 이용기(우버 프로모션 코드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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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욜마다 전체 미팅이 있어 항상 출근을 해야한다. 평일에 실험이 없어서 출근은 안해도(이건 우리교수가 모르는 비밀이지만,..) 매주 토욜은 출근을 해야한다. 내 전공 범위가 아닌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보통 3시간을 그렇게 가만히 앉아 듣는 것은 정말 곤욕이다. 그러나 내가 이곳에서 최소한 따라줘야 할 규칙이라 나름 정해 놓은 것 중 하나이기 때문에 토욜 회의는 왠만해서는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어제도 어김없이 같이 사는(같은 연구실 사람이기도 하고) 친구의 차를 타고 함께 출근을 했다. 

그래서 이 일이 일어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보통 3시간 정도 하는 미팅이, 어제는 4시간을 했다. 빵하나 쥐어주고.. 4시간.. 휴. 어쨌든 미팅이 거의 끝날 무렵, 나는 셔틀버스 시간을 알아봐야겠다 싶어 핸드폰을 뒤적이기 시작. 

'아하.. 이게머지.. 이게 무슨일이지..?'

다시 학교 셔틀버스 어플을 껏다 켰다. 반복. 

'머지. 진짜. 내 핸드폰이 이상한가..'

하면서 어플을 지웠다 다시 새로운 어플로 깔아보기도 하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셔틀버스가 운행을 안한다고 한다. 휴. 이게 머지. 

No bus... No bus... 


'진짜. 무슨일이.. 이런일이 다 있냐..' 속으로 생각하면서 한번도 이런일이 없었기 때문에 너무나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나는 어떻게 집에 가야하지.. 어떻게 가야하나.. 이 생각 밖에 나지 않았다.

같이 사는 그 친구에게 

"오늘 셔틀버스가 없네? 언제 집에가? 실험있어?" 하고 물었더니. 

"응, 실험있는데.. 어쩌지. 타이니(다른 학부생 여자아이)한테 물어봐봐. 걘 아마 실험없어서 집에 갈거야."

라고 해서 다시 그 여자아이에게 물었는데, 집에 안가고 대학원생 친구 한명과 할일이 있다고.. 휴.

그럼 난 어쩌지 하다.. 나와 그나마 이야기도 제일 많이 하고 같이 일을 하고 있는 한국 박사에게 물었다.

"오늘 셔틀 버스가 왜 없나요?" 했더니.."아.. Spring break 일거에요." 라고.. 한다. 

그게 먼지 난 잘 모르겠지만. 브레이크라고 하니 쉬나보다. 그럼 난 어떻게 집에 가라고! 

혹시나 해서 그 박사에게 "그럼 어떻게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 했더니. 

슬쩍 피하는 눈치다. "저도 실험이 있어서........ "라고. 말을 흐리더니.. 사라져버렸다. 

휴.. 아오. 왕짜증.. 

'퍽하면 자기 차로 데려다 주고 머하고 할땐 언제고, 이런날 어디 좀 도와주면 안되나...' 

'집이 먼곳도 아니고 10분이면 되는데.. 내가 지 실험까지 해주고 있건만..(결과도 잘 나와서.. 미팅 전 아침에 웃으며 얘기할 땐 언제고...아오..)' 

하는 생각에 울화가 갑자기 치밀었고, 나는 그렇게 덩그러니 혼자 남게 되어 멘붕이 찾아왔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집까지 걸어갈까도 생각해 봤다. 그래서 구글로 걸어갈 수 있는 길을 찾아보니 1시간 10분.. 아오.

며칠전부터 너무 추워져서 전날은 눈도 내렸고 이날 기온은 영하 6도! 가방엔 노트북과 노트가 들어있어 걸어가는게 사실 엄두가 안났다. 날씨가 좋으면 좀 걸어가볼까라고도 생각했을텐데.. 너무 추운 날씨와 개미새끼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 동네를 걸어가는 건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 우버 택시를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불연듯 나서 어플을 다운 받았다. 

사실 이전에 우버 어플을 다운 받아서 등록하고 카드 번호도 넣어 놓은 상태였는데, 무서워서 한번도 이용하지 못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말도 잘 안통하는.. 외국남자 차를 탄다는게.. 겁이 나서 등록했다가 이날 미팅하면서 어플 정리하며 지웠었다. 그런데 미팅 끝나고 다시 다운받을 줄.. ㅎㅎ

어쨌든 등록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고, 그래서 어디로 갈지 위치를 정하면. 

[Economy / Premium / Extra Seats] 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그런데 Economy에서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uberX가 조금더 비싸다. 원하는 걸 선택해서 [REQUEST UBERX]를 누르고 날 픽업해 갈 장소가 맞는지 확인하면 가까이에 있는 차가 와서 나를 데려다 줄것이다. 차량은 선택이 불가능한 것 같다. 내가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차가 오는 듯.  

나는 이날 uberX 조금 비싼 차를 선택했다. 왠지 그게 더 안전할 것 같다는 이상한 느낌적인 느낌때문에.. 

4분 후에 도착한다는 연락을 받고 나가서 기다렸다. 금방 왔다. 덩치큰 백인 아저씨. 조금더 비싼 차를 불렀다고 해서 더 좋은 차가 올것이라는 생각은 하면 안되는 것 같다. 어쨌든 와서 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 하시더니. 출발. 



그렇게 나는 무사히 빠른 시간안에 집에 도착했다. 처음 이용해 보는 우버택시라 살짝 겁도 났지만 한번 해보니 별거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버택시의 장점이라면 굳이 어디있으니 데리러 와라, 여기까지 데려가 달라고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이미 차를 부를 때 지정해 놓았기 때문에 알아서 데려가 준다. 그리고, 내릴때 돈을 내고 잔돈을 받거나 또는 카드를 내고 결제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저절로 계산되기 때문에 타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 목적지에 내려주면 그냥 "Thank you." " Have a nice day." 정도로 인사만 하면 끝이다. 아, 그리고 이메일로 우버택시 영수증도 보내준다. 


보내준 영수증 끝에 보면 코드 공유 번호(9yww844fue)가 나온다. 우버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이 번호를 넣으면 $20를 할인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미국에서 택시를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우버택시를 이용하고 이렇게 할인을 받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한번 해보니 간단한 일이기도 했고, 그리 겁먹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 셔틀 버스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혼자 찬바람이 쌩쌩부는 학교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을 때는 순간 눈물이 찡 했다. 그리고 태워달라 할까봐 꼬랑지 빼는 그 한국 박사의 태도에 빡쳐서 오는동안 입안에서 욕이 맴돌았지만.. 무사히 도착하고 나니 혼자 우버택시를 부르고 이용했다는 생각에 조금 대견했다.ㅎㅎ 

이렇게 사람은 또 다급한 상황이지만 나름 그 상황에 대처하며 살고 적응해 가며 사는 동물이구나, 그리고 역시 '인생은 혼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깊이 빠져들었나..ㅎㅎ)

다음에 또 이런 비슷한 일이 생기면 혼자 발 동동 구르지 말고 우버를 이용해야겠다. 원해서 했던 일은 아니였지만 우연찮게 이용하게 되었던 나의 첫 우버택시 이용기. 흠. 나쁘지 않은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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