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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애의 일기

고질병. 병이 도졌다.

by 사월愛.꿀하루 2017.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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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질병. 또 병이 도졌나보다. 이 고질병은 추운 겨울쯤에 나타나고 날이 좋을 땐 그래도 좀 잔잔한 편인데, 어째 날이 점점 좋아지는데 이 병이 도질까. 

떠나고 싶다. 어딘가 떠나고 싶은 이 병이 또 들끓기 시작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 건, 한 4년전? 부터였던것 같다. 혼자 유럽여행을 갔다온 이후로. 그 때 기억을 되돌려보면 엄청 힘든시기였다. 몸무게가 4키로가 훅 빠졌을 정도로. 극스트레스와 극신경성으로 시달리다 모든걸 다 접고 떠나자 했던 때. 20여일간 혼자 떠난 첫 유럽여행이였는데, 지금도 무슨정신에 티켓팅을 했는지 모르겠다. 내 정신이 아닌채로 티켓팅하고 떠나기 전날되니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어떡하면 좋지, 혼자 어떻게 가지, 하며 걱정반 고민반하며 선잠자고 깨어나서 비행기를 탔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비행기를 타고나니 생각보다 마음이 편안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이 강했던건지. 지금보다는 겁이 없었던건지. 그렇게 시작되었던 내 유럽여행기는. 이로 말할 수 없이 행복했고, 이제까지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했고 감동적인 순간이였다고 느낀다. 그 순간순간, 감사하고 행복하고, 작은 일에 소중하고 기뻤던 날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 이후 여행은 주변 지인들에게 항상 추천하는 일이 되었고, 혼자 떠나는 여행은 무엇보다도 더 강추했다. 그러나 지금 다시 또 떠나고 싶은 맘이 생긴다. 그 이윤.. 여기가 갑갑해서 그런것일까, 그때 여행갔을 때의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일까,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싶어서일까, 뭔가 새로운 일을 경험해 보고 싶어서일까, 나자신을 다시 되돌아 보고 싶어서일까, 이유는 수만가지겠지. 

혼자서 떠난 여행은 무모하기도 하고 겁이 나기도 했지만, 내게 많은 깨달음을 줬다. 그여행중에 항상 좋은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안 좋은일도 있었고, 좋은 일도 있었고, 하지만 그 모든게 지금은 소중한 에피소드가 되었다. 그리고 어디하나 이유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었다. 나쁜일이든, 좋은일이든. 그게 일어난 이유는 다 있기 마련이다. 지금은 비록 알수 없을지라도, 아니. 죽기전까지 알지 못할지라도. 분명 거기엔 다 이유가 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 시간이였고, 내 가족과 내 주변 친구들 모두가 소중하다는 걸 깨달은 시간이였고, 작은 일 하나에도 감사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어 여행내내 작은 눈물을 훔치곤 했다. 오늘따라 그 기억이 더 선명하게 떠오른다. 

여기서 이 일이 끝나면 남미여행을 해보고 싶다. 혼자서. 사실 혼자서 떠나는 여행이지만, 하다보면 또 누군가를 항상 만나게 되어있다. 그래서 솔직히 혼자 떠난 여행이라도 혼자 있는 시간이 다가 아니다. 혼자 떠난 여행이지만, 생각지 못한 누군가를,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고 그사람의 사는 이야기도 듣고, 그렇게 내가 가지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참 좋다. 남미여행, 혼자서 가능할까? 아무래도 남미는 치안이 안 좋다고 해서. 걱정이 되는데. 가능할지. 미국에서 가까우니 그래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내게 그런 용기가 있을까? 


유럽여행갔을 때 찍은 사진들을 보니, 흠. 기분이 묘하다. 잊고 있었는데,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때는 크리스마스, 새해를 해외에서 보내면서 좋은 추억을 가지게 된 날들도 있었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다 보니 어디를 가든 마켓들이 즐비하게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처음으로 맛본 오스트리아의 어느 마켓의 산타신발에 담긴 따뜻한 와인과 프라하의 공주 같은 성과 엄청나게 큰 트리. 프라하에 있을 때는 정말 내가 공주가 된 듯한 밤이였다. 그 주변의 분위기는.. 흠.. 어딜 찍어도 다 만화속, 영화속 장면같았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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