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놀이터/좋은 글귀

나무를 위하여_신경림

by 사월愛.꿀하루 2019. 4. 10.
반응형
SMALL

나무를 위하여_신경림

 

어둠이 오는 것이 왜 두렵지 않으랴

불어닥치는 비바람이 왜 무섭지 않으랴

잎들 더러 썩고 떨어지는 어둠 속에서

가지들 휘고 꺾이는 비바람 속에서

보인다 꼭 잡은 너희들 작은 손들이

손을 타고 흐르는 숨죽인 흐느낌이

어둠과 비바람까지도 삭여서

더 단단히 뿌리와 몸통을 키운다면

너희 왜 모르랴 밝는 날 어깨와 가슴에

더 많은 꽃과 열매를 달게 되리라는 걸

산바람 바닷바람보다도 짓궂은 이웃들의 

비웃음과 발길질이 더 아프고 서러워

산비알과 바위너설에서 목 움추린 나무들아

다시 고개 들고 절로 터져나올 잎과 꽃으로

숲과 들판에 떼지어 설 나무들 

 

 

반응형
LIST

'나의 놀이터 > 좋은 글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목련 진다_김선우  (0) 2019.04.10
봄꽃나무 한 그루_심재휘  (0) 2019.04.08
입동_박형진  (0) 2018.11.12
[좋은시] 단풍을 말하기 전_고영민  (0) 2018.11.06
좋은시) 진정한 여행_ 나태주  (0) 2018.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