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에 뉴욕에 일주일 정도 머물렀던 적이 있다. 미국에 와서 여행다운 여행을 했었던 그날들.
뉴욕에 여행오면 맛집이라고 하는 곳이 꽤 많다. 그런데, 내 입맛에는 별로 맛집이라 여겨지지 않는 곳도 있더라. 베이글이 그렇게 맛있다고 한 집에도 가봤지만 그닥.. 뉴욕에 오면 첼시마켓에 가서 랍스터를 다들 많이 먹길래 가서 먹어봤더니 그것도 그닥.. 오히려 그곳에 파는 스프가 더 맛있더라. 별로 맛이 없는데도 왜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다.
그런데 우연히 알게 된 가게인데 음식을 파는 곳은 아니고 쿠키집을 소개하려 한다. 이 가게 이름은 르뱅 베이커리! 쿠키라고 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촉촉한 초코칩같은 것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쿠키라고 하지만, 쿠키라기 보다 오히려 빵에 가까운 느낌이다. 살다 살다 이렇게 촉촉한 초코칩 쿠키(?)는 처음 먹어봤다. 왜 죽기전에 꼭 먹어 봐야할 음식으로 꼽혔는지 알겠더라. 여기는 한국인들에게 많이 안 알려져 있는 건지, 내가 갔을 땐 한국인이 1도 없더라. 다 외국인들.
가게는 크지 않고 아담하게 지하에 있었는데 사람들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추운 날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두꺼운 코트를 껴입고 친구, 연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 쿠키를 사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그 대열에 껴서 기다렸다. 사실 처음에는 쿠키가 머라고 생각하면서 반신반의하며 가기도 했지만 기다리는 것을 보고 '이건 머지'하는 궁금증이 폭발했다. 앞서 기다렸다가 받아 나온 여자 두명을 봤는데, 사서 나오자마자 꺼내서 먹더라.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지만, 차마.. 한 명의 여자가 쿠키를 꺼내서 딱 입에 넣고 난 후 표정을 봤는데.. '우아.. 대박이야!'하는 표정이였다. ㅎㅎ 그래서 우리도 기다림이 걱정반에서 설래임으로 바뀌고.. 드디어 우리가 들어갈 차례가 되었다. 두근두근.
하나는 월넛 초코칩, 또 하나는 이름이 기억 안나는데 '내가 초코요'하는 모양으로 초코 범벅으로 생겼다. 이렇게 각 종류마다 2개씩 샀다. 사자마자 꺼내서 하나를 먹었는데.. 그냥 웃음이 나왔다. 우리는 서로 아무말없이 그냥 마주보면서 웃었다. ㅎ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대단한 촉촉한 초코칩 쿠키녀석 같으니라고. 정말 그야말로 촉촉함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 빵처럼 생겼는데 하나도 텁텁하지 않고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대만족! 그런데 아예 초코로 범벅된 아이는 너무 달아서 조금 비추이고 월넛 초코칩은 아메리카노랑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환상의 궁합인 듯 하다.
하나씩 나눠서 먹고 남은 2개는 다음날 여행하기 전 아침으로 먹자 생각하고 다음날 워싱턴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먹었다. 그런데 더 놀아운 점은, 다음날 먹었는데도 속이 마르지 완전히 마르지 않았다. 생각했던 것 보다 부드러움과 촉촉함이 남아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음날 아침도 이 초코칩 쿠키로 든든한 아침을 보냈다.
떠나기 전에 한번 더 이 쿠키집에 들를 예정이다. 미국을 떠나기 전에 꼭 한번 더 가보고 싶은 곳! 르뱅 베이커리. 추천합니다!
르뱅베이커리
아담한 내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들어가기 전>
자그마한 간판
입구에 들어가면 오른쪽에 바로 보이는 메세지
월넛 초코칩
다음날 버스안에서 찍은 2종류의 초코칩 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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