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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놀이터/좋은 글귀

톱니_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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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니_안미옥


어린 나는 

무너지는 마음 안에 있었다


무너지는 것이 습관이 된 줄도 모르고 

무너지고 무너지면서 

더 크게 무너지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주저앉을 마음이 있다는 건

쌓아올린 마음도 있다는 것

새가 울면 

또다른 새가 울었다


또렷하게 볼 수 있다면 

상한 마음도 다시 꺼내볼 수 있을까

도마 위에 방치된 생선이나

상온에 오래 놔둔 두부처럼

상한 것은 따듯하고

상한 것은 부드럽게 부서진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은 

감당할 수 없는 일로 남아

마음을 놓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빛이 물속으로 들어간다

물을 찢으며 들어간다

어린 나는 그것을 보고 있었다


손바닥이 열려 

흐른다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아침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적 없었다

두꺼운 이불을 덮고

맞물리며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했다


덜 자란 나무는 따듯할 수 있다

한번 상하고 나면 다음은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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